2017년 08월 16일 : 집 → 주문진항 → 오죽헌 → 주문진 더블루힐 2017년 08월 17일 : 블루힐 → 미시령 → 블루힐 2017년 08월 18일 : 블루힐 → 양평 국수리 → 집
어머니, 아버지, 와이프, 아가와 함께 3일간 주문진에 다녀왔다. 3일 내내 비가 와서 덥지 않고 시원했던 것은 좋았고, 비가 오는 상황에 가족 여행이었기 때문에 행동에 많은 제약이 있었던 점은 아쉬웠던, 그런 여행이었다.
비 때문에 마땅히 할 것이 없으니 3일 내내 식당만 찾아서 돌아다니게 되었다. 첫 날의 점심은 주문진항 식당에서의 대게, 저녁은 더블루힐에서 준비한 목살 바베큐, 두번째 날 점심은 미시령의 순두부, 저녁에는 숙소에서 비빔밥이었다. 세번째 날은 오는 길에 양평 국수리에서 수제비를 먹고 돌아왔다.
숙소였던 블루힐은 아파트를 개조해서 만든 곳으로 전반적인 서비스, 품질이 모두 좋았고 뭔가 자기만에 철학이 있는 곳이었다. 특히 2만원을 추가하면 저녁에 바베큐를 할 수 있는 자리와 숯불을 제공하는데, 식사시간동안 수영장에서 계속 분수를 뿜어주고 예쁜 조명을 제공해서 분위기가 좋았고, 서비스 수준도 좋았다. 또한 바로 옆에 블루힐에서 운영하고 있는 피규어 박물관이 있었고, 그 또한 볼 만 했다. 비가 와서 우리 아가가 수영장과 옆에 있는 미끄럼틀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 점은 아쉬웠지만, 그 외에는 완벽에 가까웠다. 오죽헌은 날이 좀 더 좋았다면 더 볼 것이 많았을 것 같은데, 비가 오고 아이가 있으니 제대로 구경할 수는 없었다. 다만 역시 공기가 좋고, 근처에 좋은 분위기의 커피숍이 많이 있어서 가족이 도란도란 얘기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미시령항에서는 시장에서 대게를 사서 식당에서 먹는 형태로 식사를 하려다가 예전 노량진 생각이 나서 그냥 풀코스로 주는 깨끗한 식당을 찾아가서 방을 잡고 편하게 먹었다. 금전적으로는 좀 더 많이 썼을 지는 몰라도 훨씬 맛있게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미시령의 순두부와 양평 국수리의 수제비는 가격도 저렴하고 수준 이상의 맛을 보여주었다. 아버지의 차로 모든 식구가 다녔기 때문에 오는 길에는 아버지가 잘 알고 있는 한계령을 타고 돌아왔는데 경치가 매우 훌륭했다. 따로 차를 가지고 왔다면 빨리만 왔을 것인데 한 차로 같이 다녀서 이런 것도 구경할 수 있었고,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이번 여행은 더 길게 쓸 것은 없고, 이 정도면 모든 내용을 다 기록한 것 같다. 비가 와서 안타까웠으나, 사실 더웠다면 몹시 힘들었을 것 같다. 어린 아가가 있는 가족여행이라서 비가 온 것이 오히려 축복인 것 같다. 요즘 세상에 시댁 식구와 같이 사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인데, 함께 살며 또 이렇게 여행까지도 같이 즐겁게 갈 수 있는 와이프에게 감사하며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