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Brad’s Status)>는 2017년에 개봉한 미국 영화로, 마이크 화이트가 각본과 감독을 맡았으며, 벤 스틸러가 주연을 맡았다. 40~50대가 보기 좋은 영화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리뷰 영상을 보게 됐고, 그 내용에 공감한 끝에 OTT 플랫폼을 뒤져 결국 티빙에서 이 영화를 찾아냈다. 브래드는 착하고 현명한 아내, 하버드에 입학할 정도로 똑똑한 아들을 둔 40대의 가장이다. 가족 모두 건강하고, 경제적으로도 큰 어려움이 없다. 객관적으로 보면 그의 삶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하지만 그는 더 잘나가는 친구들과 끊임없이 자신을 비교하며,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낀다. 아무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는데, 스스로 결핍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영화는 브래드가 친구들의 삶 또한 겉보기처럼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하나씩 확인해 가며, 자신이 느끼는 열등감이 사실 불필요한 감정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따라간다. 결국 그는 자신이 가진 것들의 가치를 다시 보게 된다.
내 삶은 브래드보다 훨씬 더 다양한 문제를 겪고 있고, 친구들과 경쟁하기보다는 살아남기 위해 버텨온 쪽에 가깝다. 그래서 이 작품이 완벽하게 공감되진 않았다. 오히려 이 영화가 던지는 감정은 모든 것이 상대적으로 수월했던 30대 중반쯤에 내가 느꼈던 감정에 더 가깝다. 지금의 40대에는 오히려 브래드처럼 느낄 여유조차 없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 나는 30대에 이미 그런 감정을 겪었고, 그 시기에 인간관계의 대부분을 정리했다. 지인들과의 ‘경쟁’이라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고, 불필요한 만남은 ‘경쟁’을 부추겼다. 나에게도 그렇고, 내가 보기에는 상대들에게도 그랬다. 브래드처럼 말이다. 대부분은 사실, 의미 없는 만남이었다. 그리고 40대인 지금은 남들과 나를 비교할 시간조차 없다. 그저 살아남는 데 급급할 뿐이다.
그래도 같은 40대로서, 많은 부분에서 브래드에게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영화는 브래드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며, 그의 혼란스럽고 복잡한 내면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어쩌면 불필요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장면들도 있지만, ‘1인칭 시점’이라는 틀로 바라보면 충분히 납득이 가고, 오히려 그 점이 재미로 다가온다. 영화의 의도상 절대 나올 수는 없겠지만, 문득 이후의 브래드가 어떻게 살고 있을지, 다음 이야기가 보고 싶어진다. 중년이 보기엔 꽤 흥미롭고, 씁쓸하면서도 위로가 되는 작품이었다.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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