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5일 토요일에 와이프 보라씨가 장태산 휴양림에서 강의를 하는 관계로, 우리 가족도 그 곳에서 가볍게 조용한 힐링을 하기로 하였다. 가족들은 모두 아버지 차로 먼저 이동하고, 나는 학교/회사에서 볼 일을 다 보고 KTX로 출발하여 오후 4시가 다 되서야 대전에 도착했다. 휴양림에 도착하니 오후 5시 쯤이 되었고, 바로 밖에서 저녁 식사를 한 후 다시 집에 들어오니 오후 6시가 되었다. 아가가 잠들자 모든 가족이 그대로 취침하였다. 아가와 함께 있다는 것, 일상에서 함께 온 피로, 이 두가지는 휴식을 즐길 만한 여유까지는 주지 않는 것 같다. 다만, 이 두 가지 덕분에 빠른 취침을 했다. 어쩌면 이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최고의 휴식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장태산 휴양림 자체는 워낙 힐링을 위해 최적화되어 있어서 학교/회사/동호회/친구들 등이나 쌍쌍커플과 같은 4명 이상의 간략한 힐링 여행에 보다 적합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날 아침 7시 쯤 기상하여 혼자 전망대에 다녀왔다. 가는 길도 잘 되어 있고, 중간 중간에 쉴 곳들도 잘 되어 있다. 전망대는 작지만 조용한 휴식은 가능한 공간이었다. 그런데 바쁜 일상 때문인지 그 공간에서의 힐링이 그대로 느껴지지는 않더라. 그 외에도 휴양림에 볼 것들이 더 많았는데도 그런 것들을 볼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언젠가 다음에 이런 곳에 오면 바람 냄새, 나무 냄새, 흙 냄새 등을 제대로 느끼며 더욱 편히 쉬어보고 싶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대전 아쿠아리움에 들렸다. 티켓이 성인 기준으로 19,000원 이었던 것 같은데, 보고 느낀 것은 역시 국내 아쿠아리움답게 그 가격에 미치지 못한다. 그냥 어류나 동물들을 키워내는 것에 많은 돈이 들 것이니 티켓이 내가 얻는 효용보다 비쌀 수 밖에 없는 느낌. 구경을 하고 온 것이 아니라 무슨 봉사활동 하고 온 느낌이다. 왜 아쿠아리움은 정말 볼만하게는 못만드는 것인지 너무나 아쉽다. 돈 주고 보게 하려면 일본 수준은 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
가족들과 함께 대전에 다녀온 것, 그리고 아이에게 새로운 것들을 보여준 것 정도에서 만족한다. 앞으로 아가와 함께 갈 곳에 대해 좀 더 연구해봐야 할 것 같다. 아빠 노릇을 좀 더 잘해낼 수 있도록 말이다. 남은 3월 가족들이 하는 일 다 잘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