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관련 내용은 처음 쓰는 것 같은데, 최근 릴(lil)과 아이코스(IQOS), 글로(Glo)와 같이 이슈가 되고 있는 것들이 “전자” 담배이며, 그들의 말로는 히팅 “디바이스”라고 하니 결국 “전자 기기” 아닌가? 그래서 한번 간결하게 써본다.
예전에 액상 전자담배를 한번 사용해보았는데, 우선 아웃! 그 이유는 불편한 접근성과 의문의 액상들 때문이었다. 만약 니코틴이 알맞게 잘 혼합된 액상을 편의점에서 팔았더라면 계속 애용했을 것 같은데, 액상을 사러가면 전문가가 아닌 느낌의 사람이 도대체 어디서 온 지 모르는 액상에 니코틴을 혼합해주는 것이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고, 아무데서나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구매하기가 번거로웠었다. 액상 전자담배가 그나마 건강에 덜 나쁠 것 같으니 접근성을 좀 더 편하게 해주면 좋을 듯 하다.
작년에는 구워 피는 전자 담배인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가 첫번째로 출시되었고, 그 후 브리티쉬아메리칸타바코의 글로, KT&G의 릴이 차례대로 출시되었다. 별로 관심이 없다가 최근 여기 저기의 추천에 의하여 아이코스를 구매해서 사용해보았고, 아이코스의 답답함으로 인하여 오늘에서야 릴을 샀다. 최근에 릴이 인기가 많아서 구매하기 힘들다고 생각하고 아이코스를 먼저 산 것인데, 회사 바로 밑의 편의점에 가니 릴이 마치 늘 거기 있었다는 듯이 존재하고 있었고 바로 구매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아이코스의 전용담배는 히츠(HEETS), 릴의 전용담배는 핏(Fiit) 인데 히츠와 핏은 아이코스와 릴 모두에서 사용 할 수 있다. 즉, 서로 호환이 된다. 히츠 퍼플과 핏 체인지업이 맛이 좋은데 아마 일반적으로 처음 입문자들은 대부분 동일하게 생각할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릴의 압승. 아이코스는 들고다녀야 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너무 크고 히츠를 사용할 때는 문제가 없지만, 핏을 사용할 때는 맛이 많이 떨어진다. 거기에 연타가 되지 않고, 히팅블레이드가 원형이 아니라서 이물질이 잘 낀다. 하지만 릴은 들고 다니기에 적당하고 핏과 히츠를 모두 풍부하게 느낄 수 있으며 연타가 되고 히팅블레이드가 원형이라 이물질이 잘 끼지 않는다. 릴은 단점이 없다.
아이코스는 다음 버젼을 기대해보고, 글로는 어쩔 수 없이 표준화를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전자기기 쪽은 무언가 특별함이 없이 독자적 행보를 하면 망하는 경우가 많다. 컨텐츠를 선점하거나 공유해야 살아남는 것인데, 선점은 실패했으니 이제 빠르게 공유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릴은 기계가 잘 나왔으니 조금씩 업그레이드 하면서 컨텐츠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결국 팔아먹는 것은 컨텐츠이니까 말이다.
여담)
담배가 백해무익하다고 하는데, 내 삶의 한 부분에서는 이익이 되었던 것 같다. 내 성격이 내성적인데, 20대에는 해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게 되니 쉽지가 않았었다. 이런 때에 담배는 친구, 선배, 후배들을 만들어줬던 듯 하다. 담배 때문에 외롭지 않을 수 있었다. 조만간 끊기는 해야겠지만, 이런 생각을 하면 담배에 이상하게 애착이 간다.
다만, 아이러니한 것은 담배로 사귄 친구들은 이제 주변에 별로 존재하지 않고, 연락하는 약간의 사람들을 보면 이상하게 비흡연자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나는 대체 이 비흡연자들과는 어떻게 친해진 것일까? 그리고 이제 보지 못하는 그 많은 담배 친구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