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맨 프럼 어스 (The Man From Earth) – 패러다임의 전환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2019년 01월 15일에 작성된 포스트입니다.

영화 <맨 프럼 어스> (The Man From Earth, 2007) 는 감독 리처드 쉔크만, 시나리오 제롬 빅스비, 주연 데이빗 리 스미스의 잔잔한 SF 영화이다.

[ 경고 : 본 내용은 영화 <맨 프럼 어스> (The Man From Earth) 의 많은 내용(스포일러)을 포함하고 있을 수 있음 ]

케이블 TV에서 못 보던 영화가 나와서 보게 되었다. 마치 80년대의 필름 같은 느낌의 영상과 큰 움직임이 없는 카메라를 보면서, 그 신기함에 잠깐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난 서서히 존 올드만의 이야기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14000년의 삶을 살아온 한 인간의 고백. 14000년을 살았던 것도 충격인데, 심지어 스스로를 부처의 제자이며, 예수라고 한다. 영화는 잔잔했지만 보는 내내 나는 존의 인생을 따라서 아주 먼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여행을 할 수 있었다.

마지막 부분에서 1%의 부족함을 느꼈지만, 명작임은 확실해보인다.

  •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의 도민준의 캐릭터도 이 영화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이 영화의 메시지는 두 가지인 것 같다. 첫 번째는 사람은 패러다임의 전환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트가 존의 말이 상식에 어긋난다는 말을 하자, 존은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도 상식에 어긋나지만 그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의 원리라고 한다.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은 현재 우리 과학계가 가지고 있는 하나의 패러다임이다. 패러다임의 전환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알아왔던 사실이나 내가 지금까지 어떤 연구를 하던 방법이 모두 틀렸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당연히 받아들이기 힘들다. 영화의 메세지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잘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같다.

  • 장하석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를 보면 패러다임에 대해 자세한 이해가 가능하다. 토마스 쿤의 “과학 혁명의 구조”에 대해서도 풀어서 설명해준다.

두 번째는 좀 더 이 영화의 감독 혹은 작가의 보다 주관적인 메시지인데, 종교에 대한 비판이다. 이 부분이 애매하다. 만약에 첫 번째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 영화가 끝났다면 이 영화는 정말 재미없는 영화가 되었을 것 같다. 이 두 번째 메시지를 통해 <맨 프럼 어스>는 정말 재미있는 영화가 되었는데, 아쉽게도 만약 크리스천이 본다면 정말 화가 나는 내용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이 두 번째 메시지(종교에 대한 비판)는 첫 번째 메시지(패러다임의 전환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의 예와 같은 것인데 이 영화는 그것을 단지 예로 두지 않고 강력하게 메시지를 던진다. 영화는 영화일 뿐. 크리스천도 보면 좋을만한 영화이다. 영화에서 에디스가 하지 못한 많은 말들도 있을 것이고, 또 더 다양한 생각들이 존재할 수 있다. 이 영화를 통해 어떤 ‘믿음”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아무것도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만으로도 몰입할 수 있었다. 다만,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존의 말이 사실이라는 내용을 삽입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분명한데, 왜 굳이 존의 말이 사실이라고 하고 끝내야 했던 것일까? 이 영화는 그냥 물음표를 던지고 끝냈다면 지금보다 더 명작이 되었을 것 같다.

나는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어디선가 분명치 않게 가끔 신의 향기를 느낀다. 앞으로도 이 영화 덕분에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영화였다.
※ 더 자세한 내용 : 나무위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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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1월 15, 2019 · Filed under: Culture; Tagged as: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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