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감독 최국희, 주연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의 영화로 우리나라의 1997년 외환위기를 다루고 있는 영화이다.
평소 경제에 관심이 많아서 기대하고 봤지만 경제 영화로는 어설프다. 미국의 금융위기를 다룬 영화 빅쇼트의 구성과 일부 캐릭터를 어설프게 참고한 것으로 보이며, 경제에 대한 영화이지만 경제를 모르는 영화이다. 또한 영화의 주제와는 관계없이 최근 유행하고 있는 페미니즘을 쓸데없이 탑재하여 영화는 완전히 엉망이 되었다.
당시 외환위기의 문제는 환율이 시작과 끝이었다. 우리나라는 사실상의 고정환율제를 가지고 있었고, 고정환율제를 유지했기 때문에 외환보유고가 바닥이 날 수 있었고 큰 경제 위기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위기를 만들어낸 주인공은 고정환율제이고 나머지 문제들은 모두 다 조연들이다. 고정환율제가 아니라면 근본적으로 외환위기는 존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영화가 선악 구조로 짜여지려면 고정환율제를 유지하려는 자와 반대하는 사람들이 맞서는 것이 더 재미있었을 것이라고 본다. 당시 정부는 국민소득 1만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정환율제를 유지하려고 했던 것이고, 태국은 자신들의 화폐인 바트를 달러 가격에 고정시켜놓은 관계로 이미 안드로메다로 날아간 상황이었다. 변동환율제를 도입하지 않으면 위기가 올 것이라는 것이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는 말이다. 특히 고정환율제를 하더라도 고환율정책이 아닌 저환율정책을 하는 것이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어이가 없는 것이다. 영화가 이런 고정환율제에 대해서 좀 더 많이 다뤘다면 오히려 더 좋은 구도가 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 “환율 방어를 왜 해요? 그만 하세요.” 라는 대사가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 이 내용에 대해서 이를 입증하는 더 긴 내용도 있고 다양한 반론이 있을 수도 있고 또 다른 견해가 있을 수 있다. 다만 근본적으로 이 영화는 그런 다양한 견해와 경제 이론을 알지 못하고 만들어진 영화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영화는 어떻게 우리나라가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IMF 체제에서 나올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위에서 말했듯이 위기의 끝도 환율이다. 환율을 놔두니 환율이 올랐다. 환율이 오르니 수출이 많아졌다. 그렇게 우리나라의 금융위기는 신속하게 해결되었다. 물론 여러가지 부작용이 남았고 지금까지도 그 부작용을 겪고 있다는 점은 사실로 보인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이 다루는 것이 페미니즘이나 어떤 음모론 같은 것들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면 환율을 기준으로 전개되어야 했던 것이 맞다. 왜냐하면 문제의 시작과 끝이 환율인 내용을 다루는 것이니까. 하지만 영화는 다소 엉뚱한 내용들을 많이 다루며 요즘 유행하는 페미니즘이나 말도 안 되는 모라토리움 같은 것들을 얘기하고 있다.
당시 위기에 대한 영화는 처음이겠지만 논문과 책은 넘쳐난다. 이런 내용들을 좀 더 깊이 있게 참고했다면 좀 더 좋은 영화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내용의 깊이가 아쉽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에 가계부채 위기에 대해 대해 나왔을 때는 더욱 아쉬웠다. 가계부채 폭발로 발생한 문제는 미국이 이미 2008년 금융위기 때 경험한 일이기 때문에 최근 1년간 우리나라에서 ‘가계부채 폭발’ 이라는 단어는 유행하는 말 아닌가. 그냥 유행하는 말을 가져다가 쓴 느낌이기 때문에 아쉬웠다. 이런 부분이 유치했다. 겉만 핥고 깊이가 전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7년 외환위기를 다룬 첫 영화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은 당시 위기에 대해서 찾아볼 것이고 경제에도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의의가 있다. 그리고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좋게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의 연기는 언제나처럼 좋았다.
- 영화에서 국민이 고통을 많는 부분은 사실에 가깝다. 나도 당시에 고등학생이었기 때문에 잘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위기의 원인/결과는 영화의 해석과는 같지 않다.
경제는 정말 중요하고 재미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분야이다. 좀 더 경제에 관심이 있는 영화인이 당시 위기 관련 영화나 다양한 경제 관련 영화를 만들면 좋을 것 같다.
p.s.
아래 내용은 필요시 참고.
최진기님의 경제 분석이 늘 최고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으로 경제를 말하는 사람 중에서는 여전히 최선이구나. 여전히 가장 좋다.
참고 : 나무위키-국가부도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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