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이 오리진스 (I Origins) 는
감독/시나리오 마이크 카힐
마이클 피트(이안 그레이드), 브릿 말링(카렌), 아스트리드 베흐제 프리스베(소피) 주연의
영화로 네이버에 의한 장르 구분으로는 드라마, SF 영화이다.
※ 느낌은 ‘라이프 오브 파이(Life of pi)’ + ‘번지 점프를 하다’ 와 비슷하다.
이 영화의 중간에도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잠시 ‘진화론’과 ‘눈’의 관계를
다큐멘터리 코스모스(Cosmos: A Spacetime Odyssey) 의 2편인
생명의 강물(Some of the Things That Molecules Do) 편의 설명을 빌어 말하자면
창조론자들은 눈은 굉장히 복잡하기에 우연한 진화로 만들어질 수 없다고 주장하고,
진화론자들은 ‘매우 오랜 시간’에 걸쳐 진화한 것이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 코스모스는 과학 다큐멘터리이기에 진화론자의 주장이 맞는 것으로 설명, 어느정도의 심증도 제공한다.
때문에 아이 오리진스 (I Origins) 에서는 이러한 ‘눈’ 이라는 강력한 소재를 통해
진화론 vs 창조론에 대한 스토리를 전개하고,
더 나아가서 그 ‘눈’을 영혼이 있는 곳이라는 설정을 통해 ‘윤회사상’에 대해 소개한다.
한마디로 눈에 영혼이 담길 수도 있다는 설정이다.
그러니까 진화론 비판의 핵심인 ‘눈’이 곧 ‘영혼’이라는 매우 재미있는 설정이다.
※ 재미있는 설정이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해 봤을 것 같은 설정이기도 하다.
영화 아이 오리진스 (I Origins) 는 위의 설정 + 러브 스토리 를 통해 내용을 전개하며,
결론적으로 “창조론이 맞고, 윤회사상이 있을 지도 모른다.” 를 전달하며 내용이 끝난다.
많은 대화들에는 과학적, 철학적, 종교적인 내용이 적당히 포함되어
검색할 것도 많고 생각할 것도 많은 내용이었고,
영화는 보는 내내 엔딩이 어떻게 나올 지 궁금할 정도로 상당히 재미도 있는 내용이었다.
다만 영화 스토리의 전개가 깔끔하게 매끄럽지 못하다는 느낌이 많았는데
역시 감독 본인이 전달하려는 메세지를 완전히 전달하기 위해 스토리를 잡으면
뭔가 내용이 좀 깔끔하지 않다는 느낌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훌륭한 메세지와 관계없이 이런 깔끔하지 못함으로 인해 대중들의 외면을 받는다.
설국열차, 라이프 오브 파이 와 같은 영화들이 다 그렇지 않나 생각해본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영화류들을 즐겨보는 편이지만, 사실 영화로 가치있다고 보기에는 좀…
물론 설국열차의 경우 개인적으로 즐겁게 봤고, 많은 관중들을 모으기는 했지만
그건 한국 감독의 해외진출이기에 관중들이 움직여준 것 뿐이고
앞으로 감독의 메세지 전달 욕구가 과도한 이런 류의 영화에 비슷한 일은 다시는 없을 것 같다.
라이프 오브 파이 역시 훌륭한 영상미는 대단하지만 내용의 어거지스러움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메세지 욕구가 과도한 이런 영화들은 결국 대중들의 외면을 받는 경우가 많고,
내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인터넷을 다 뒤져야 겨우 감독의 메세지를 알 수 있다.
거기에 인터넷을 다 뒤져도 20개 리뷰 중에 1개 정도의 수준에서
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표현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 이 1개의 리뷰를 쓰는 분들은 대체적으로 영화 전문가인 경우가 많다.
한마디로 메세지 지향적인 이런 영화들의 대부분은 대중적이지 못하며,
감독 자신의 세계에서 공감을 얻지 못한 채 허우적 거리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영화는 다시 한번 말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즐겁게 보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그다지 좋은 영화로 볼 수는 없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물론 이런 류의 영화는 그래도 완전 망작은 없어서 대부분 영화 티켓 값 이상의 가치는 가지고 있다고 본다.
※ 물론 또 다른 기회비용을 계산하면 얘기가 조금 달라지긴 하지만 그건 각자 생각해야 되는 부분으로…
※ 보통 이런 류의 영화가 호불호가 엄청나게 갈리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번 영화 아이 오리진스 (I Origins) 에서 특히 깔끔하지 못했던 것은
인도의 호텔 엘레베이터의 등장인물인 데리 매켄지라는 사람이 등장하게 된 이유인데
마지막에 이안 그레이드와 살로미나가 호텔에서 올라갈 때는 계단으로 올라가야 하며,
내려갈 때는 엘레베이터를 타는 설정을 위해 존재하는 등장인물로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데리 메켄지가 왜 등장한 사람인지 계속 생각을 해야했고
인터넷까지 샅샅이 뒤져본 뒤에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러니까 방에 올라가서 검사를 하여 소피가 살로미나로 환생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는 맞지 않아야 하고,
방에서 다시 로비로 내려갈 때에는 살로미나가 엘레베이터를 두려워하는 장면을 통해
소피가 살로미나로 환생했다는 것을 이안 그레이드가 감성적으로 믿게 되어야 하는 부분인데
과학적으로 맞지 않은 뒤에 이안 그레이드가 감성적으로 믿게 되어야 하는 전후 관계 때문에
엘레베이터의 데리 메켄지가 등장인물로 등장하며 이안 그레이드와 몇 마디를 나눠야 하는 것인데
이런 부분을 보면 참 어처구니가 없다.
또 이런 결론을 위해 소피라는 등장인물이 엘레베이터에서 몸이 잘리게 되는 사고가 내용에 포함되는데
이런 스타일의 영화에서 이런 잔인한 내용이 쓸데 없지 않나 생각해본다.
이건 모 시나리오를 어떻게 쓰냐에 따라서 그런 쓸데없이 잔인한 부분을 뺄 수도 있고,
저런 데리 메켄지 같은 등장인물의 등장 이유에 대한
쓸데없는 궁금함을 유발하지 않을 수도 있기에 아쉬운 부분이다.
데리 메켄지가 무슨 엄청난 의미가 있는 줄 알았다.
※ 혹은 데리 메켄지가 엄청난 의미가 있는데 이렇게 검색해서 아직까지 못찾았다면 그것도 감독 탓이다.
이런 이유로 아이 오리진스 (I Origins) 가 영화로서 명작이거나 좋은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투자한 시간 혹은 비용에 비해서 재미있었고, 또 의미가 있었다.
과학/종교/철학적 주제의 내용을 좋아한다면 특히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
그리고 감독의 메세지 전달 욕구에 비해 스토리 전개가 그래도 깔끔한 편으로
네이버 평점이 8.5 점이나 되니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재미있게 본 것 같다.
결론적으로 크게 할 일이 없거나, 무언가 해야 하는데 집중이 안되는 어느 타이밍에
그리고 과학/철학/종교적 내용을 좋아한다면 아주 볼만한 영화이며,
또한 어느 수준의 ‘여운’은 분명히 남는 영화이니 가볍게 추천해본다.
개인적으로 윤회 혹은 영혼에 대해 생각해 보았을 때
‘나’라는 사람이 가진 기억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내 영혼이 다시 환생했을 때 그 사람을 과연 나라고 볼 수 있는 것일까?
또 아주 먼 미래에 가장 작은 단위까지 복제할 수 있는 정밀한 3D 복사기를 가지고
순간적으로 나를 복제하여 나와 같은 사람을 만들었을 때
그 사람은 나의 기억을 아주 동일하게 모두 가지고 있겠지만 그는 내가 아니다.
이렇게 보면 동일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내가 아닐 수 있고,
윤회를 통해 다른 육체에 동일한 영혼으로 들어간다 하더라도 나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보다 정확히는 나일 수는 있지만 의미가 없다.
어렵고 알 수 없는 내용이다.
과연 사후세계가 존재할까…
아직 알 수 없고, 또 역시 무언가 한 쪽을 주장하고 싶지도 않다.
그저 우선 나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아가를 잘 키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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