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정말 미친 한 해였다. 2024년은 결혼한 지 10년, 법인이 된 지 10년(경영 14년)이 되는 해였고, 3월까지 큰 문제 없이 흘러서 좋은 한 해가 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결국 2024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한 해였다. 그리고 앞으로도 2024년이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해로 남았으면 좋겠다. 더 힘들면 버틸 수 있을까? 번아웃에서 무사히 빠져나온 뒤에 올해의 일들을 겪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번아웃 기간에 이런 일들을 겪었다면, 아마 그냥 내려놓았을 것 같다.
4월에 두 번째 세무조사를 시작으로, 집과 회사에 많은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인생에 세무조사를 두 번 받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 일이 올해 나에게 있었다. 5월에는 장사 상황이 좋지 않아서, 회사를 이전했다. 7번째 이전이었다. 6월에는 5년을 함께한 회사의 막내가 그만뒀다. 7월에는 부모님의 2023년에 청약하여 당첨된 아파트가 위장 전입으로 조사를 받게 되었다. 이후 재판을 준비 중이다. 위장 전입으로 보기에는 억울함이 너무 많은데, 어쨌든 아파트를 되찾기는 수월하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티메프 사태가 있었다. 직접적인 피해는 상대적으로 작았지만, 간접적인 피해는 상당했다. 8월에는 아이의 오티즘 회복을 위해 TMS를 진행했다. 아내가 2주간 대구살이를 했다.
그리고 공동 대표를 맡고 있던 친구가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미친 더위 속에서 이 친구와의 마지막 협상을 하는데, 이 시간이 너무 힘들었다. 대단한 더위 속에 카페인을 너무 많이 마셔서 멍한 상태로 되지도 않는 대화를 했던 기억이다. 옳고 그름과 이해득실을 계속 생각하고, 공동 대표에서 단독 대표로 옮겨 가는 과정을 밟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 공동대표 퇴사로 인한 비용 지출과 함께 회사의 적자도 계속 되고 있었으니 미칠 노릇이었다.
회사 상황을 정리하는 것에 대부분의 시간을 사용하고, 10월에는 예정된 일본 도쿄 여행을 다녀왔다. 개인적으로는 7년 만의 해외여행이라서, 매우 좋았다. 일본은 편하고 좋다. 이때 좀 휴식이 잘 되었던 것 같다.
이후 회사의 적자는 11월까지 계속되었다. 12월 초에 성수기로 진입하는 과정에 대통령이 계엄령을 내려서 다시 주춤하다가, 12월 말인 지금이 되어서야 조금씩 회복세가 보인다.
올해 참 많은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생각해 보니 잃은 것은 돈 뿐이다. 부모님과 장인·장모님이 모두 건강하시고, 처남도 잘 있고, 아내와 아이도 잘 있다. 회사 구성원들과 그들의 가족들도 모두 괜찮다. 그리고 나도 아직까지는 건강하다.(고혈압이 있는 것 같아서 조금 걱정은 된다.) 더 중요한 것을 잃기 전에 현실을 확실히 자각하고, 더 중요한 것들을 잘 지켜낼 수 있으면 좋겠다.
부모님의 아파트가 다시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며! 로제의 <아파트>와 함께 이상했던 2024년을 빠르게 마친다. Great!
원본이 삭제될 경우 지원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