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이 되어도 예비군은 나무 총으로 사격한다. – 2010년 3월
2010년 03월 08일에 작성된 포스트입니다.

오랜만에 예비군 훈련 다녀왔습니다.
모처럼 예전에 군 생활하던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 마크를 보니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물론 뿌듯함은 잠시…
전투복답게 입자마자 냉방 시스템이 가동되서 온 몸이 알 수 없는
이상한 찬 기운으로 인하여 너무 너무 추웠습니다.

훈련장에 가자 이상하게 생긴 나무 총을 주길래 받아들었습니다.
저는 그게 총 모양을 본 뜬 모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전문 교관들과 조교들은 그것을 칼빈이라고 부르면서
그것에서도 총알이 발사될 수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 아버지가 군대에서 쓰던 총인가요?
아니면 우리 남북전쟁때 쓰던 총인가요?
예비군 훈련 가서 그나마 할 만한 건 사격 뿐인데…

결국 총알이 자꾸 걸려서 결국 조준도 못하고,
허공에다가 총알 뿌리고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저 나무 총때문이지요. ㅜ.ㅜ

그것이 총알을 1000m를 뿌리던 2000m를 뿌리던 관심 없습니다.
예비군이 얼마나 중요한 병력인데 나무 총을 쥐어주는 겁니까…
설마 전쟁나도 나무 총 주는 건 아니겠지요?
전 그냥 뒤에 잘 접히고, 총알 잘나가는 K-2 가 좋습니다.

전쟁이 일어나도 나무 총 주면 목숨걸고 도망갈 겁니다.

어떤 예비역 장군이 전투복을 보면 가슴이 설렌다는 말을 하더군요.
그의 그런 그 미묘한 설레임이 저에게도 전해졌던
모처럼 기분 좋은 하루였습니다.

HS LOG에서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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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1. 저는 가벼워서 좋던데요 칼빈.
    사실 전 칼빈으로도 사격 잘할 자신있어서 말입니다.
    자대가 예비군 부대였는데 남는(…)칼빈탄 소모를 담당한게 저라서
    전역때까지 엄청쐈던지라..

  2. 아직도 칼빈을 쓰네요 ㄷㄷㄷ

  3. 헛^^; 네.
    사격이 끝나고도 총소리가 멈추지 않는 것이
    조교들이 끝나고도 계속 탄 소모하려고 하는 것 같더군요.

    무엇이든 역시 달인이 있기 마련인가봅니다.
    답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4. 가끔 총알 대신 총열덮개가 날아가기는 하지만,그래도 역사의 명품으로 훈련을 받으신 겁니다.외국 매니아들이 군침을 질질 흘리고 있습니다.

  5. 저는 6.25때 칼빈 들고 싸웠던 우리나라가 AK-47로 무장했던 북한에게 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아직도 못 믿겠습니다. (…)

  6. 헉…AK47이 625때 나왔던 가요???
    그리고 예비군용으로 새삥 K2나 하다못해 M16이 전시 치장 물자로 창고에
    잘 보관중이니 너무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7. 98년도 춘천에서 훈련받을 때는 m16으로 했는데, 서울 오니, 저 칼빈으로 사격했는데. 솔직히 차이 못 느꼈음.
    남는 탄 있으면, 쏠 사람 있냐고나 물어보지. 자기네들끼리 쏘면 재밌나?
    총 쏘고 싶은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그래서, 권총사격하러 다닙니다. ㅋㅋㅋ
    좀 비싸고, 좀 빨리 끝나는 것이 단점이기는 하지만, 소총과는 다른 맛이 있죠.
    서울 시내에도 명동과 잠실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8. 네. 확실히 남는 탄 있을 때는 쏠 사람 있냐고 묻는 것이
    군대의 기본적인 예의인데요. ^^

    저 역시도 사격을 크게 잘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칼빈이 정상적인 작동을 했다면 차이를 못 느꼈을 텐데요.

    아쉽게도 칼빈은 50%가 비정상이라고 합니다. ㅜ.ㅜ
    그것이 문제였던 것이죠.. ^^ 노후화…

    감사합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답글을 남겨주시면 잊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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