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페스트 (Peste) – 서태지 곡으로 만든 역사적인 창작 뮤지컬
This post was written on July 2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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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의 곡들을 원곡으로, 알베르 까뮈의 “La Peste” 를 원작으로 만든
한국의 창작 뮤지컬 페스트 (Peste).

예전에 아바의 곡들로 만들어진 뮤지컬 맘마미아 를 보고,
서태지의 곡들로 뮤지컬이 만들어진다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나름 소원 성취.
서태지의 팬으로써,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빨리 보고 싶은 마음이 매우 강렬!
2016년 7월 22일날 시작한 뮤지컬을 2016년 7월 23일에 보고 왔다.

  • 과거 서태지 공연 티켓 덕분에 20% 매니아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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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는 역삼동의 LG아트센터였는데 장소는 매우 흡족.
토요일이라 주변이 조용, 음식점이나 카페도 많고
뒤늦게 예매하여 좋지 않은 R석임에도 자리가 VIP급으로 잘 보여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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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 출연진은 대략 다음과 같았다.

리유 – 손호영
타루 – 오소연
랑베르 – 김도현
코타르 – 조휘
그랑 – 박준혁
리샤르 –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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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시작되자 바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강렬한 사운드.
이 공연에서 가장 완벽했던 부분. 락이 결합된 오케스트라.
공연내내 노래를 누가 부르냐와 관계없이 환상적인 사운드를 선사해주었다.
또한 지휘자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뒷 모습이 충격적으로 멋있었다.

  • 도대체 누구인지 얼굴 한번 보고 싶다.

이 사운드를 들은 것만으로도 사실상 티켓값 회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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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책은 돈 주고 사는 것이다.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서 보자면 우선 합창이 참 많다.
1부에서는 그랑이 부르는 ’10월 4일’과 리유가 부르는 ‘슬픈 아픔’만 솔로곡인데
1부에서 나오는 ’10월 4일’은 30초 정도 밖에 부르지 않아서 큰 의미를 갖지 않기에
사실상 리유가 부르는 ‘슬픈 아픔’이 유일한 1부의 솔로곡이다.
그리고 2부에서 타루의 ‘아침의 눈’, 그랑의 ’10월 4일’, 랑베르의 ‘Zero’ 정도가 솔로 곡이기에
솔로곡은 사실상 총 4곡 뿐인 것이다.
그리고 듀엣곡은 2부의 ‘비록’ 뿐 이다.

넘쳐나는 서태지의 좋은 곡들에 비해, 그리고 다른 뮤지컬들에 비해 넘버도 많지 않은 것도 아쉬운데
솔로곡 4곡과 듀엣곡 1곡은 뮤지컬 “페스트” 를 보다 약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합창과 솔로, 듀엣이 균형이 안맞는 느낌. 합창으로 많이 기울어 있는 느낌이다.
균형이 안맞다면 차라리 솔로, 듀엣으로 기울어 있는 느낌이 더 좋지 않나 생각해본다.

  • 아마도 서태지의 곡들로 만들어야 하기에 극 진행상 송쓰루 방식은 사용할 수 없었을 것이고,
    때문에 대사가 많이 있어야 하게 되고, 때문에 곡 수가 줄어들었을 것이다.
  • 그래도 뮤지컬을 20~30분 정도 연장해서 솔로곡과 듀엣곡을 더 넣어주어 뮤지컬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뮤지컬 전문가는 아니지만 곡수가 적은 것과 솔로곡, 듀엣곡이 많지 않은 건
뮤지컬 ‘페스트’ 가 아주 크게 성공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가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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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에는 배우들의 실력에 대한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을 것 같다.
뮤지컬 배우를 많이 아는 편은 아니라서 리유역에 손호영님이 있는 것으로 골랐는데
미안하지만 손호영님의 리유는 기대한 것에 비해 대단히 아쉬웠다.
리유역이 부르는 곡 중 비중이 높은 중요한 곡은 ‘슬픈 아픔’ 과 ‘비록’ 두 곡인데
정말 아쉽지만 감정이 실리지 않았다.(내 감정도 실리지 않았고, 그의 감정도 실리지 않은 듯 보였다.)
심지어 ‘비록’의 느낌은 뮤지컬의 진행 느낌과도 전혀 달랐고, 원곡과도 전혀 다른, 알 수 없는 형체였다.
그나마 ‘비록’은 듀엣곡에 가깝기에 타루역의 오소연님이 많이 살렸줬다고 생각된다.
또한 그랑역의 박준혁님이 부른 ’10월 4일’ 역시 과연 이게 최선의 해석이었을 지 의문이 들 정도로 아쉬웠다.
아직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분명히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랑베르역의 김도현님이 부른 ‘Zero’ 는 연기 때문이겠지만 처음 부분에서 가사전달력이 조금 떨어졌고
차츰 나아져서 나중에는 적당히 충분한 감정 전달이 된 상태로 마쳤다.
아무래도 뮤지컬 페스트 공연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 것 같고, 앞으로는 기대된다.

무엇보다도 개인적으로 (사실 같은 날 공연을 본 대부분의 관객들이 공감할 것 같다.)
타루역의 오소연님이 부른 ‘아침의 눈’ 은 정말 대박. 대박이었다.
과거 회상씬과 함께 부르는 ‘아침의 눈’
이번의 뮤지컬 페스트 공연에서는 이 곡이 최고였다. 이 음악이 이렇게 슬펐었나…
거기에 이 분은 연기까지도 몹시 잘한다. 강력한 뮤지컬 배우.

합창곡으로는 ‘Coma’가 타이틀곡에 가까울 정도의 느낌이고 1부 마지막 곡으로 가장 임펙트가 강했고,
서태지의 곡인 것과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강렬해서 나머지 대부분의 곡들도 듣기 좋았다.

이런 이유로 이번 공연에서는 1부 ‘Coma’ , 2부 ‘아침의 눈’ 이 좋았다.

이래저래 아쉬웠던 부분들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는데
결론적으로는 처음에 말했다시피 사운드 하나로 이미 티켓값은 다 회수했고,
거기에 타루역의 오소연님이 부른 ‘아침의 눈’으로 +a
화려한 댄스와 무대 장치 및 다양한 영상들로 또 +a 를 얻을 수 있었던 공연으로 매우 매우 재미있게 잘 봤다.

  • 댄스의 경우 역시 처음이라 완벽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앞으로 나아질 것 같고, 무대 장치의 경우 변화무쌍하여 계속 새로움을 주었고, 다양한 영상을 잘 이용했으며, 또한 즉석 영상 촬영을 통해 제공하는 여러가지 장면들은 다양한 감정을 극대화시켜주었다.

다만 서태지의 팬으로써, 뮤지컬 ‘페스트’가 조금 더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두서없이 써보았다.

  • 뮤지컬 페스트가 오페라의 유령이나 노트르담드파리급 정도가 되기를 바라며…
  • 뮤지컬 맘마미아보다는 훨씬 재미있었다.

서태지의 팬이라서 행복한 날이었다.
뮤지컬 ‘페스트’ 가 세계적인 뮤지컬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바친다.

  • 내용 조금 다듬고(특히 엔딩 부분), 곡 수 추가하고(특히 솔로, 듀엣), 영어 가사 잘 쓰면(좀 더 뮤지컬 내용에 알맞게-영어로 바꾸면 더욱 가능한 부분이니…) 해외에서도 잘 될 듯…
  • 곡과 사운드는 정말 좋다. – 서태지 팬이 아닌 와이프도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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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July 24, 2016 Filed under: Culture; Tagged as: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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