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가 무브 사운드트랙 1+1 이벤트로 지난 해 5월에는 Vol.1 으로 신승훈 X 박진영을 데리고 오더니 이번 9월에는 Vol.2로 서태지를 데리고 왔다. 그것도 25주년 기념으로… 가끔 정말 쓸만한 카드가 아닐 수가 없다. 서태지의 오랜 팬이지만 콘서트는 지난 2014년 10월의 9집 컴백 콘서트 크리스말로윈 이후로 이번이 두번째였는데 서태지 팬이 아닌 와이프도, 서태지 팬인 나도 이번이 더 만족스러웠다. 특히 그라운드 지정석이 있어서 나름 가까이에서 앉아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나는 의자가 크게 필요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 [공연] 신승훈 X 박진영 – 명불허전, 역시…
★ [공연] 서태지 9집 컴백 콘서트 크리스말로윈 – 지정석 후기
공연에 앞서 국카스텐과 어반자카파가 잠시 나와 기다리는 지루함을 잊게 해주었고, 실제 공연 순서는 다음과 같았다.
★ 오프닝
01. 내 모든 것
02. Juliet
★ 1집
03. 난 알아요 (ft. BTS)
04. 이 밤이 깊어가지만 Remix (ft. BTS)
05. 환상 속의 그대 Remix (ft. BTS)
★ 2집
06. 하여가 (ft.BTS)
07. 너에게 (ft.BTS)
★ 3집
08. 영원
09. 교실이데아 (ft.BTS)
★ 4집
10. Come Back Home (ft.BTS)
11. 필승
12. Good Bye ★★★
★ 5집
13. Maya
14. Take One
15. Take Two
★ 6집
16. 울트라맨이야
17. 태지의 화 Intro + 탱크
18. 오렌지
19. 인터넷 전쟁
★ 7집
20. DB + 로보트
21. Zero (심포니 버전)
22. Outro : 난 너를 향해 노래하네
★ 8집
23. T’ikT’ak (심포니 버전)
24. Moai (심포니 버전)
★ 9집
25. 소격동
26. Christmalo.win (심포니 버전)
★ 클로징
27. 시대유감 2017
28. 10월 4일
29. 난 알아요 (심포니 버전)
30. 마지막 축제 (with T-Mania)
31. 우리들만의 추억 2017 (ft. BTS)
‘내 모든 것’과 ‘줄리엣’으로 오프닝,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25주년 기념 콘서트 답게 앨범 순서대로 진행되었다. 우선 1집부터 4집 컴백홈까지 예전 공연들의 느낌을 그대로 가져오기 위해 각 활동 시기의 공연에서 사용했던 버젼의 곡들과 함께 서태지와 아이들 안무까지 그대로 들여왔고, 여기에서 양현석과 이주노의 자리를 방탄소년단이 채워주었다. 이게 자칫 잘못하면 어설플 수 있는 여러가지 요소가 있었는데, 그런 어설픔은 다 비켜가고 공연은 완벽했다. 서태지와 방탄소년단의 완벽한 콜라보였고, 정말 어린 시절에는 비디오로, 최근에는 유튜브에서 가끔 보는 ’93 마지막축제’, ’95 다른 하늘이 열리고’ 에서의 서태지와 아이들 그 느낌 그대로 였다. 팬이라면 아마 누구나 감동적이었을 것이다. 옛날 언젠가 너무나도 많이 봤던 그 모습이었으니 말이다. 여기에 서태지와 방탄소년단이 그냥 어설픈 콜라보를 한 것이 아니라 완전 제대로 너무 완벽하게 잘 해줘서 서태지와 아이들 모습을 정말 다시 보는 것 같았다. 한두 곡도 아니고 거의 8곡을 함께 했기에 더 대박이었다. 이밤이 깊어가지만을 ’93 마지막축제’ 버젼으로 다시 보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양현석의 춤이 아른아른 거렸다. 그라운드 지정석을 예매한 나는 사실 자리가 필요없었다. 공연 내내 그냥 서있었다.
4집의 필승은 당시 게릴라 콘서트를 기준으로 무대를 만들었다. 그리고 정말 듣고 싶었던 곡. 그 날까지 서태지가 한 번도 라이브로 들려주지 않았던 ‘굿바이’를 불렀다. 이 때부터는 나는 이 공연에 완전히 심취했던 것 같다. 은퇴까지 그 느낌 그대로… 그리고 5집 컴백 무대에서 처음으로 불렀던 Take 1 부터 팬들을 흥분시키는 ‘태지의 화’를 기준으로 하는 6집 공연까지 한번에 진행되었다. 이 부분에서 사운드가 안좋아져서 아쉬움이 있었다. 다음으로 ‘Zero’ 기준으로 하는 7집이 진행되었고, 이어서 ‘서태지 심포니’를 기준으로 하는 8집이 진행되었다. 이 때는 오케스트라가 들어왔는데 역시 ‘서태지 심포니’ 그대로 하여 느낌이 좋았다. 이후 ‘콰이어트 나이트’ 를 기준으로 하는 9집으로 계속 진행되었고, 이렇게 과거 여행은 끝이 났다.
이후 클로징 무대로 시대유감, 10월 4일(Zero 버젼), 난 알아요(심포니 버젼)가 나오고, 마지막 축제는 다 팬들이 채우고, 가장 마지막 곡은 우리들만의 추억으로 다시 방탄소년단과 함께 하여 공연은 마무리되었다.
이번 서태지 25주년 콘서트는 역대 서태지(아이들 시절 포함) 공연의 대단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다. 워낙 명공연들도 많고 새로운 시도들도 많은 데다가 사실 모든 곡의 버젼이 정말 여러가지이다. 그래서 활동을 할 때마다 공연 실황 앨범을 따로 만들었고, 그 실황 앨범은 정규 앨범과는 또 다른 의미, 또 다른 음악으로 만들어 내는 서태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아이유와 소격동을 같이 부르거나, 넬과 널 지우려해를 같이 불렀던 부분, 김종서와 함께 부르는 Free Style 등이 없었다는 조금의 아쉬움이 남지만, 이 아쉬움은 다 채울 수 없었을 것이다. 너무 많다. 몇 시간에 다 하기에는 좋았던 공연들이 너무 많아.
어쨌거나 이번 공연은 개인적으로 대만족이었다. DVD 가 나오거나 TV 에서 방영을 하거나 해서 다시 봤으면 좋겠다. 신선했다. 정말.
그나저나 10집은 지금부터도 한 3년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마치 더 가까이 있는 듯 하지만 실제 앨범이 나오는 속도는 점점 더 느려져간다.(^^;) 8집 활동 후 9집 앨범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 시간이 은퇴하고 컴백했을 때까지 기다린 시간보다 길었다. 이 시간은 정말 무섭다. 내가 36살이니 평균적인 팬들의 나이는 40살 정도로 나이가 어마어마한데 이제는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고 서형의 새 앨범이 빨리 나오기를 바라며 마친다. 앨범당 3년이면 적당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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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위 공연은 서태지와 아이들 4집 때 2집의 너에게와 1집의 이밤이 깊어가지만을 부른 추억 돋는 영상으로 무대의 완성도가 상당히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