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위논문 포기 / 회사의 신기록 – 2018년 1월
This post was written on January 31, 2018

논문을 쓰는 도중에, 이 내용이 논문이 될 수 없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관련 교수님께 메일을 보내고 찾아뵈었다. 생각대로 글의 내용이 맞지 않는다고 하셨다. 생각했던 결과였지만 통계를 사용한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맞지 않으면 논문은 커녕 그 어떤 것도 될 수 없는 글이라 난감했다. 더 정확히는 이 글이 맞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안타까움이 컸던 것 같다.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과 교수님께서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실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글의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며 이 내용은 맞는 것이라고 우겨보기까지 하였다. 교수님게서는 역시 이 내용에 대해 잘 이해하고 계셨지만 내용은 맞지 않는다고 하셨다. 결국 교수님께 약간 스트레스를 드리고 나도 얼굴을 붉히고 나온 것 같은데, 어쩔 수 없었다. 그게 내 최선이었다. 곱씹어 생각해보아도 최선이었다.

그런데 왜 난 그 내용이 계속 맞는 것 같을까? 이유는 알 수 없다. 어쨌거나 이 글을 쓰며 공부를 많이 할 수 있다는 점과 아직 완전히 틀렸다고 말할 수 없는 점을 고려하여 좀 더 써보려고 한다. 네 가지 조건만 맞으면 된다. “B는 특별하다.”, “장기에 A와 B는 같다.”, “장기에 B의 양이 필요한 만큼 증가하지 않을 수도 있다.”, “장기에 A가 B의 영향을 받는다.”

왜 자꾸 이게 맞는 것 같을까…

아는 사람에게 이 얘기를 하니, 라디오에서 들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오랜 시간동안 성취감을 느낀 사람은 미칠 수가 있다는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를 나에게 대입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지난 한 5~6년 동안 원했던 것들을 다 이뤄내며 살았던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와중에 많고 작은 실패들을 여러 번 느꼈었고, 직진이 안되니 우회했던 적도 많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성취감을 강하게 느낀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원래 강력한 성취감은 여자친구가 생길 때나 느끼는 거 아닌가? 결혼을 한 사람은 여자친구를 새로 사귈 수 없으니 성취감을 느낄 수 없고 그래서 성취감을 느끼기 위해 논문을 쓰려고 대학원까지 왔는데 말이다. 설마 내가 오랜 성취감(느껴본 적 없는)에 미쳤을 수도 있을까? 뭐. 그럴 수도 있겠지. 써놓은 글을 보면 미쳤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그렇게 학교에서 나름대로의 충격(왜 그리 크게 받았는지 모르는)을 받고 생각을 해보았는데 학위논문은 포기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대학원 입학을 결심한 이유가 논문 때문인데 논문을 쓰지 못하고 졸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아쉬움이 무척 크다. 하지만 논문은 학위논문이 아니라면 언제든 도전해볼 수 있는 것이니 공부와 연구를 하고, 차차 방법을 찾아서 다시 도전해 볼 예정이다.

더 써보면 미쳤는지 아닌지 알 수 있겠지.

[2019년 5월 추가] 후회된다. 그냥 시키는대로 에세이를 쓸 걸… 그랬다면 뭐라도 얻을 수 있었을텐데… 이거를 논문으로 만드는 것이 가능한지 이전에, 내가 논문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어렵다.

개인적인 목표가 이렇게 꼬여가는 이 와중에 우리 회사는 2018년을 시작함과 동시에 신기록을 달성했다. 내 일이 안될 때 회사 일은 잘되는 경우가 아마도 지금까지 전혀 없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회사의 멤버들이 어느덧 성장을 해서 회사를 이끌어주는 것 같다. 나는 아주 꼬여도 회사는 아주 잘되는 것은 멤버들의 덕이 크다고 볼 수가 있는 것 같다.

이제 우리 회사는 인력문제만 해결되고, 그 외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앞으로 10년 정도는 무리없이 달려갈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좋다.

이렇게 2018년의 1월은 이렇게 애매하게 끝나간다. 머리 속에서는 ‘논문’이라는 단어가 계속 메아리친다.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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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January 31, 2018 Filed under: My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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