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앤하이드 라이센스 공연을 통해 조지킬(조승우의 지킬)을 본 것도 벌써 2년이 지났다. 다시 공연이 있다면 꼭 보고 싶었는데, 마침 롯X카드 VIP 이벤트에 지킬앤하이드 월드투어 1+1 이벤트가 있어서 저렴한 가격에 볼 수 있게 되었다. (2017년 3월 24일 20시 공연)
※ 과거 포스트 : 지킬앤하이드 – 대단한 조승우와 핫한 린아
우선 뮤지컬 지킬앤하이드(Jekyll and Hyde)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자면,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 씨(원제 : 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를 원작으로 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최초의 무대 콘셉션은 스티브 쿠덴과 프랭크 와일드혼이 하였고, 음악은 와일드혼과 레슬리 브리커스가 맡았다. 이 작품은 브로드웨이에서는 그렇게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국내에서는 오리지널 내한공연과 라이센스 모두 엄청나게 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 뮤지컬이 누가 봐도 재미있을 것 같은 음악/내용/분위기로, 단순히 대중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점을 고려해보면 우리나라 정서에 잘 맞는 것일 수도 있겠다.
※ 위키백과의 내용을 일부 참고하였음 : 위키백과 바로가기
이번 지킬앤하이드 월드투어 공연의 독특한 점으로 브로드웨이 중심의 외국 배우들이 공연을 진행하는데, 이 공연이 오리지널 공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공연은 한국의 오디컴퍼니가 지난 10년간 한국에서 지킬앤하이드를 만들어온 한국의 창작진들을 제작에 참여시켜 전반적인 기획을 맡고, 워크라이트 프로덕션(브로드웨이)을 파트너로 끌어들여서 하는 방식의 프로젝트로 사실상 캐스팅만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진행하여 뽑은 것이라고 한다. 결국 논-레플리카 방식의 라이센스 공연이 되는 것인데, 이런 형태로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니, 보다 더 국내 정서에 맞는 목소리를 가진 배우들을 캐스팅할 수 있었을 것이고, 지난 시간동안 성공적으로 지킬앤하이드를 진행한 국내 창작진을 통해 공연의 전체 흐름도 국내 정서에 알맞게 가다듬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외국 배우들을 캐스팅하여 원곡을 그대로 들려 줄 수 있으니 음악의 느낌을 최대한 살릴 수 있었던 점과 실력 있는 외국 배우들의 강력한 보이스가 있다는 점 등, 오리지널 공연의 장점까지도 함께 포함될 수 있었던 것 같다.
※ 뮤지컬의 본 고장인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외국 배우들의 보이스에 실망한 적도 있긴 하지만, 2017년 아직까지는 대체적으로 외국 배우들의 실력이 좋다고 생각한다.
관람한 위치는 맨 앞줄의 오른쪽 라인이었고, 캐스트는 지킬/하이드역에 카일 딘 매시, 엠마역에 린지 블리븐, 루시역에 다이애나 디가모였다. 주연급 배우들의 실력은 모두 좋은 편이었다. 커튼콜 때 가장 가장 큰 박수를 받았던 것은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인 다이애나 디가모였고, 팝 느낌이 물씬 나는 스타일이었다. 노래를 정말 잘 부르고, 최근 미국에서 유행하는 강력한 여자 보컬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목소리였다. 카일 딘 매시는 높은 수준의 지킬/하이드를 보여줬고, 하이라이트 곡이라고 할 수 있는 This is the moment, Confrontation 를 아주 잘 소화한 것으로 느껴진다. 린지 블리븐은 엠마답게 맑은 소프라노 목소리였고,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았다. 완벽한 수준의 맑은 소프라노의 목소리는 강력한 내 취향이라 린지 블리븐이 가장 좋았던 것인데, 어쩔 수 없다. 제대로 내는 맑은 소프라노 목소리는 너무 좋다. 그 외에도 조연급 배우들도 모두 실력이 좋아서 합창곡까지 포함하여 모든 곡이 듣기 좋았다. 특히 주조연 할 것 없이 모두, 합창을 할 때에는 각각의 소리들이 음역대별로 잘 느껴져서 너무나도 듣기 좋았다. 또한 지휘자는 열정적인 우리나라 사람(여성)이었고, 얼핏 본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우리나라 사람들로 보였는데 악기들의 소리 하나 하나 모두 잘 들렸고, 사운드의 질도 좋았던 것으로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오케스트라를 평가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아마도 오케스트라 역시 훌륭했던 것으로 느껴진다.
★ 이유는 모르지만 유튜브에서 돌고 있는 많은 영상이 조금 이상한 듯, 실제 실력들이 더 좋다.
※ 원래 지킬/하이드 역 중 한 명이 었던 브래들리 딘은 건강상의 이유로 빠졌다고 전해진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전체적으로 분명 재미있는 뮤지컬이지만, 단점을 그냥 억지로 하나 꼽는다면, 마지막 장면에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극이 갑작스럽게 끝나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원작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원작의 내용 때문에 보다 더 추가적인 메세지를 줄 수는 없기 때문에 넘버를 더 추가하지 못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마도 원작을 읽어보고, 뮤지컬을 다시 한 번 봐야 이 부분에 대해 알 수 있을 듯 하다.
결론적으로 배우들의 실력, 사운드와 무대까지 모든 것이 아주 괜찮은 수준이었다. 오랜만에 좋은, 특히 열정이 느껴지는 뮤지컬을 봐서 기분이 좋아졌다. 이런 공연을 저렴하게 보게 해준 롯X카드에 감사하고, 어려운 방법으로 훌륭한 공연을 만들어준 오디컴퍼니, 이번 지킬앤하이드의 배우들, 오케스트라 등 관련자들이 더 잘되기를 바라며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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