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대학원에 진학하며 – 2016년 2월
This post was written on February 13, 2016

경제대학원

내일은 연세대 경제대학원의 Pre-Orientation 이 있는 날이다.
그러니까 경제대학원에 합격하고 처음으로 학교에 가는 날이며,
처음으로 같은 기수 사람들의 얼굴을 보는 날이다.

성격상 새로운 사람들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여러가지 이유로 대부분의 인간관계를 등지고 사는 이 상황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조금, 아니 너무 낯설지만
나를 위해서, 또 나를 새롭게 보는 사람들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은 해야 할 것 같다.

또한 아래의 내용은 이 포스팅을 통해 기록을 해놓고 싶은 내용이다.

경제대학원에 지원서를 내기 전에 상당히 오랫동안 고민을 했다.
때문에 경제대학원에 진학하는 장점과 단점에 대해 써본 적이 있었는데 내용은 아래와 같다.

◇ 경제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의 장점 ◇

(1) 그토록 원하는 논문을 쓸 수 있다.
(2) 매력적인 학문, 경제학을 배울 수 있다..
(3) 큰 꿈(경제학자, 교수, 정치인 등)을 이룰 수 있는 아주 작은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
(4) 경제 추세를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부자가 될 가능성이 조금 더 커진다.
(5) 상당히 오랜만에 하는 새로운 일이다.

◇ 경제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의 단점 ◇

(1) 큰 돈이 들어간다.

결정을 계속 번복하며 끝내 지원하기로 마음을 먹었던 것은 위의 내용 때문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 중 하나는 말로든 글로든 “아는 척”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논문이라는 것이 “아는 척”의 최고봉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논문을 쓰고 싶다.

그리고 지난 5년간 여러가지의 것들을 주로 영상물과 인터넷을 통해 즐겨보고 확인한 결과
물리와 경제가 가장 재미있는 분야였다.
만약 내가 부자집에서 태어난 앞 날이 창창한 십대였다면 물리를 택했을 것 같다.
그 위대한 아인슈타인이 머리가 엄청 좋은 사람이 아닌 상상력이 매우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과
물리학이 수식만이 가득한 것이 아니라, 단지 세상을 담기 위해 수학을 사용했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았다.
나도 상상할 수 있는데.. 나도 그 상상을 표현하기 위한 수학이라면 배울 수 있었을텐데.. 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지만 물리학을 지금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생각된다.
기초 과학/수학을 배운 뒤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공부하고, 끈이론을 공부한 뒤
상상력을 발휘해서 새로운 “아는 척”을 하기에는 갈 길이 너무 멀고 다른 파생효과가 거의 없다.

하지만 그에 견줄만한 매력이 있는 경제학이 있기에 크게 아쉽지는 않다.
물리학은 1687년 뉴튼의 프린키피아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치고,
경제학은 1776년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통해 시작됐다고 쳤을 때 역사가 89년이 차이가 난다.
오늘날의 물리학 역시 아직 그 목표인 우주의 수수께끼를 풀거나 통일장 이론이 확고한 것은 아니지만
경제학은 이런 시간의 차이와 경제학이 다루는 것이 사람이라는 굉장한 특수성으로 인해
물리학으로 치면 아직 상대성이론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보여진다.
전혀 근거없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2020 ~ 2040 년쯤에야 (현재 경제에 확실한 문제가 생기고 나서야)
경제학이 상대성이론과 같은 하나의 큰 중요한 진리를 얻을 수 있을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맨큐의 경제학을 통해 경제학의 특이한 가정들을 바라보고 (예를 들어서 모든 인간이 합리적이라는 가정)
또 오늘 폭락하는 세계 증권시장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런 재미있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진다.
때문에 조금 건방지게 솔직히 말하자면 경제학이 물리학보다 접근하기가 쉽다고 생각한다.
상대성이론 이전의 물리학은 사실 그 이후보다 쉬울 수 밖에 없지 않나. 그것과 같다.
결국 매력이 비슷한 물리학과 경제학을 두고, 보다 “아는 척” 할 수 있는
높은 가능성을 가졌다고 판단되는 경제학을 배워보고 싶다.
또 혹시 아나. 경제학의 상대성이론이 내 “아는 척”에서 나올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세상에 정해진 것은 없으니 작은 가능성을 두는 것이 더 재미있게 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어떻게 보면 미시경제를 양자론으로 거시경제를 상대론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 경제학이 물리학과 비교해서 쉬울 수 있다는 얘기일 뿐, 경제학 역시 아주 많이 어렵다.

또한 경제학은 실로 엄청나지만 가능성은 작은 다양한 파생효과들이 있다.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서 재벌이 될 수 있는 매우 매우 작은 가능성도 있고,
정치와는 매우 가까운 관계라 정치가가 될 수 있는 매우 매우 작은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죽도록 “아는 척”을 할 수 있는 교수가 될 수 있는 매우 매우 작은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이 시점에 나는 무언가 인생의 변화가 필요하다.
인생의 새로운 시즌을 시작해야 할 삶의 의무를 느끼기 때문이다.

경제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는 위와 같이 복잡하고 다양한데
경제학을 배우지 말아야 할 이유는 돈이 많이 든다는 것 뿐이었다.
생각을 해보니 만약 지금 회사가 잘못된다면 내 인생은 이러나 저러나 어차피 힘들어질 것이고,
만약 회사가 지금처럼 잘된다면 경제대학원에 다니는 비용이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리고 경제학 공부를 어느정도 마친 뒤나 완전히 마친 뒤에 회사가 잘못된다면
경제학을 배우기 전보다 나란 사람이 (그게 돈을 버는 능력이든, 신호 효과든)
더 능력이 있기 때문에 경제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 결론적으로 이익이라고 생각했다.
★ 회사가 잘못될 일은 없다. – 단지 생각해보는 것일 뿐 (이 줄은 마음의 확고함을 위해 추가한다.)

이런 생각으로 경제대학원에 진학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특수대학원에만 갈 수 있는 조건과
특수대학원 중 가장 좋은 대학원이 연세대 경제대학원이기에
연세대 경제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다.

목표는 아래와 같다.

(1) 특별한 석사 논문을 쓴다.
(2) 남을 가르칠 수 있는 수준의 레벨에 도달한다.
(3) 경제학을 위하여, 또 다양한 지식 습득을 위해 역사, 정치, 철학, 수학도 같이 공부한다.
(4) 경제학을 공부하며 돈을 버는 기술(부동산, 증권 등) 에도 관심을 갖고 이해한다.
(5) 매우 매우 작은 다양한 가능성들을 포기하지 않는다.
(6)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노력한다.

지난 시간동안 회사를 꾸려가며 느낀 것은
간절히 바라는 대부분의 일들은 원래 안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원래 안되는 일이 되어 가는 과정을 겪다 보니 욕심이 많아졌다.

이번 경제대학원을 졸업하는 일은 힘든 일이 될 것이고,
위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원래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욕심과 열정을 가지고 천천히 풀어나가보자.

언젠가 미래의 공부에 지쳐있는 나 자신에게 이 글이 힘이 되고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물리학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아인슈타인이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것이 1905년,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것이 1916년이다.
물리학의 시작을 1687년이라고 봤을 때 상대성이론까지 무려 약 218년, 229년이 걸렸다.
그리고 경제학의 시작을 1776년이라고 봤을 때 218년을 더하면 1994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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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February 13, 2016 Filed under: MyStory; Tagged as: , ,

12 Comments
  1. 저는 현재 연세대 공학대학원 다니고 있는데, 이번에 부서이동으로 경제학 수업이 필요해서 이번 학기 경제 대학원 수업을 듣게 된 사람입니다. 전 IT와 경제학의 두학문을 너무 넘나들다 보니 이도저도 아닌 상태가 된 사람이지요. ㅋㅋㅋ
    그래도 두학문 모두 너무 사랑했고,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딱히 말로 표현할수 없었는데, 현식님의 글을 보고 아~ 내가 이래서 좋아했구나하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공학대학원을 마치고 경제대학원도 다니고 싶지만, 그놈의 돈땜시~ㅋ
    또 몇년 더 열심히 벌어 경제대학원에서도 꼭 공부해보고 싶네요. 너무 방가워 넘 긴글을 남긴건 아닌지 몰겠어요. 잘 부탁합니다.

  2. 오!!!
    안녕하세요? 윤정님.
    우선 댓글 남겨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너무 반갑습니다.

    저도 컴퓨터 전공에 최초 직업이 웹개발이라 내용이 공감됩니다.
    힘내시기 바라며, 학교에서 언젠가 뵙게 되기를 바랍니다. !!

    좋은 날들 되세요~

  3. 안녕하세요. 저는 경제학에 관심이 있는 고3입니다. 세상을 담기위해 수학을 사용했다는 문장이 인상깊어요! 전 사실 과학발명가를 꿈꿨지만 증권시장의 그래프를 보며 미래를 예측하고, 돈에 따른 리스크가 스릴있어 보여서 금융권에서 일 하기위해 경제학 공부를 꿈꾸고 있습니다. 혹시 대학시절에 경제학을 배우셨다면 공부하시면서 후회되는 일들,해주고 싶으신 조언, 그리고 대학원 입학후의 계획에 대해 말해주실 수 있을까요?

  4. 대학 시절에 전공은 컴퓨터 공학이었고, 프로그래머가 꿈이라고 그것만 공부했으며 다른 분야는 눈여겨보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경제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역사 철학 경제 정치 과학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대학시절에 그런 것에 관심을 가지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운 일인 것 같습니다. 제가 조언을 해도 되는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편하게 말하자면… 20대는 다양한 경험을 위한 시간 이라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10년은 돈보다는 경험을 선택하시는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그런 선택의 순간이 있을 것입니다.) 20대에 버는 돈은 양이 그리 크지 못하며, 30대 이후에는 20대때 할 수 있는 경험들을 돈을 주고도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학원 입학 후 계획은 아직도 완전히 세우지 못했으며, 결국 위 포스트의 목표를 달성하는 계획이 될 것 같습니다.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하고, 여러가지 질문들 감사합니다.

  5. 안녕하세요
    경제학 대학원에 대한 정보를 찾다 들어오게 됐네요
    현재 직장인인데, 평소 금융권에 관심을 갖고 있고 경제에 관심이 있어 다시 도전을 해볼까 하는데요
    사실 제가 늦지 않았을까 걱정되는 부분도 여러가지입니다
    실례가 안된다면 메일이나 그런 부분으로 여러가 질답을 주고 받을수 있을까요^_^?

  6. 안녕하세요?
    pwc_h@naver.com 으로 메일 주시면
    제가 아는 선에서 답변 드리겠습니다. ^^

  7. 안녕하세요, 경제대학원에 관심이 있어 써치 중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몇 가지 궁금한 사항이 있어 결례를 무릅쓰고… 위에 기재해주신 메일로
    두가지 정도 질문 드렸습니다! 바쁘신 중에 잠시만 짬내시어 회신주시면 정말정말 감사하겠습니다!!

  8. ^^ 답변 드렸습니다.
    도움 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9. 경제에 갓 입문한 새내기가 궁금한 것이 있어 메일로 질문 드렸습니다! 답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_^ㅎ

  10. 답변 드렸습니다. ^^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1. 연세대경제대학원 찾던중 님글을보아 몇자남깁니다. 궁금한것 이멜로살짝문의드렸답니다~~
    그럼 굿데이되세요

  12. 답변 드렸습니다.
    멋진 한 해 되시기를 바랍니다.

Thank you for visiting. If you leave a comment, I will not forg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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