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와 행복 – 2017년 12월
2017년 12월 31일에 작성된 포스트입니다.

늘 새해가 시작될 때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의 목표를 생각하곤 했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역시 새해의 목표에 대해 생각하던 중에 이런 의문이 생겼다. 내 인생의 목표는 무엇일까? 결국 그것은 다시 철학적인 의문이 되었다. 나는 왜 사는가라는…

(1) 행복이란?

보통 인생의 목표를 말할 때, 최종적으로 ‘행복’을 위해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조금 다른 것 같다. ‘행복’은 우선 그 의미 자체가 모호하며, 또 ‘행복’이라는 모호한 상태에 달성되는 경우가 사람마다 다르다.

2017년을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내가 생각하기에는 사람이 행복을 추구한다는 것이 정상이 아닌 것 같다. 무언가를 추구하고 그 안에서 행복을 느껴야 하는 것 같은데 행복 자체를 추구한다는 것은 좀 이상한 것 같다.

우선 단순하게 행복을 공식화하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 행복(%) = 나의 현재 / 나의 이상 * 100 ]
행복은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위의 계산대로 하면 맞는 답이 나올 것이다.
※ 같은 상황에서도 사람의 변덕으로 위 수치가 계속 바뀔 것이 뻔하니 굳이 계산해 볼 필요는 없다.

위 식을 인정한다면 ‘나의 이상’을 낮추면 행복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행복해지기 위해 ‘나의 이상’을 낮추는 행위를 하다니 뭔가 올드하지 않나? 한편으로 여기에 딱 알맞는 말은 아니지만 배부른 돼지와 배고픈 소크라테스 중 배부른 돼지를 선택하는 것과 같다고도 볼 수 있다. 어쨌거나 이렇게 ‘나의 이상’을 낮추면 하루 하루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을 확실하며, ‘행복’ 그 자체가 목표라면 이것을 실행으로 옮기는 것이 가장 빠르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아프고 병들거나 70 ~ 80 대가 넘어서 거동이 불편해질 때쯤이 되어서야 이런 행복을 추구할 것 같다.

다음으로 ‘나의 현재’ 를 ‘나의 이상’에 맞춰 끌어올리는 방법도 있겠으나 그것은 쉽지 않다. 단순하게 재능, 노력과 운과 같은 것들을 통해 현재를 이상에 맞게 바꾸는 것이 기본적으로 어렵다. 또한 더 다양한 문제들이 있는데 그 중 몇 가지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첫번째 예는 우리 인생에는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게 되는 선택들이 많기 때문이다. 결혼하여 배우자도 있으면 좋겠고 아이도 낳고 싶은데, 또 애인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두번째 예는 사람은 늙어가기 때문이다. ‘나의 현재’는 40살인데 ‘나의 이상’은 20대인 사람들은 어쩌겠는가… 이 두 가지 예는 더 많은 문제들에 대한 예일 뿐이라는 것을 생각하자. 결국 기본적으로 재능, 노력, 운을 통해 현재를 이상으로 바꿔나가는 과정 자체가 쉽지 않으며, 위의 두 가지 예를 포함하며 더 많은 문제들이 존재한다. 때문에 [ 나의 현재 = 나의 이상 ] 을 만들어가는 것은 대단히 어렵고 개인적으로는 불가능이라고 생각한다.
※ 다만, 인생의 짧은 어떤 시기에 [ 나의 현재 = 나의 이상 ] 상태가 잠시 존재할 수 있다고 본다.
※ 위의 [ 나의 현재 = 나의 이상 ] 상태는 일부 사람들의 인생에 잠시 적용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합리적으로 ‘나의 이상’을 낮춰가고 ‘나의 현재’를 올려가는 타협 과정을 통해 행복도를 높여가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나의 이상’을 ‘나의 현재’ 까지 낮추는 방법을 택하거나, 위에서 말한 각자의 인생의 짧은 어떤 시기를 제외하면 그 누구도 100% 를 만들지 못할 것이다.

여담이지만 인터넷을 찾아보면 아래와 같은 공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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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자피 주관적으로 측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저런 식으로 인생의 부분을 쪼개서 계산할 필요는 없는데, 아마도 사람들의 변덕으로 인해 행복도를 정확히 측정하기 힘드니 그것을 평균적 계산해 낼 수 있는 최적화된 방법을 제공하는 것 정도로 보여진다. 결론적으로 저 칸에 1~10까지의 숫자를 넣게 되는 것 자체가 [나의 현재 / 나의 이상] 의 수치를 대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 행복(%) = 나의 현재 / 나의 이상 * 100 ] 과 결과적으로 일부분에서 비슷할 수 있다.
※ 개인적으로 위의 측정방법으로는 절대 ‘행복’을 측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 ‘행복’을 구성하는 부분들 중 극히 일부만을 측정하는 형태이다.

(2) 인생의 목표에서 ‘행복’을 제외한다.

때문에 인생의 목표에 ‘행복’은 포함하지 않으려한다. [ 나의 현재 = 나의 이상 ] 을 달성하는 것이 위에서 말한 여러가지 이유로 매우 어렵기 때문이고, 행복이라는 것 자체가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행하게 살겠다는 것이 아니다. 무의미하게 행복만을 추구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순간 순간 다가오는 행복은 감사히 받겠다.

최근에 TV를 통해 우연히 ‘밀정’ 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이병헌의 대사 중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었다. “나는 아무도 믿지 않습니다. 심지어 나도 믿지 않지요. 다만, 내가 해야만 하는 일,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믿습니다.”

위의 대사를 듣고 행복을 대체할 수 있는 인생의 목표를 찾았다. 바로 ‘도리’. 위 대사를 듣고 보니 나도 내 도리를 다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믿고 법과 도덕을 100% 지키며 살겠다 이런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그저 주관적으로 내 스스로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일들을 해나가며 살아가는 것이 멋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은 너무 복잡하다. ‘도리’를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은 단순하고 명료하다. 행복은 도리를 지켜나가는 과정에서 얻어질 수 있는 것이며, 행복 자체가 추구할 대상은 아니라는 것이 결론이다.

※ 여기서의 ‘도리’란…

이 내용에서의 ‘도리’란 그저 자신의 인생에 대한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이야기하는 것이며, 여기서의 ‘도리’는 누군가가 정해줄 수 없고 어디에 써있지도 않다. 예를 들자면 가족/친구/지인 등이 도리를 정해줄 수는 없으며, 가족/친구/지인 등에게 자신이 주관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들은 도리의 대상이 될 수 있으나,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도리의 대상이 아니다. 주관적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스스로가 해야할 일이 도리인 것이며, 그것은 객관적이지 않고 정해져있지도 않다.

누군가에게의 ‘도리’에는 법/종교/도덕과 같은 것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나 그것은 본인의 주관적 선택일 뿐, 모두에게 동일한 것은 아니다. 모두의 ‘도리’에 최대한 법/종교/도덕의 좋은 면들이 포함되기를 바라지만, 그것과 이 내용은 관계가 없다.

★ 2023년 봄에 내용 추가

최근에 어디선가 본 내용이다. 사람을 원래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살기 위해 행복해야 하는 것이라고 한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행복은 삶의 목표가 될 수 없지만, 살기 위해 행복해야 한다.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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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12월 31, 2017 Filed under: My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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