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일대일 승부가 두려웠던 이유
2020년 11월 14일에 작성된 포스트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일대일 승부는 두려웠다. 패배하는 것은 수치스러웠고, 승리하는 것은 상대를 수치스럽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 일대일 승부는 재미있었다. 더 나아가서 아름답고 고결하게 느껴졌다. 때문에 일대일 승부라는 것은, 정말 하고 싶지만 도저히 할 수 없는 나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었다.

오랜 시간동안 이 문제에 대해서 고민을 해오다가, 드디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과거에 일대일 승부를 하여 패배를 하고도 아무렇지 않았던 때가 여러 차례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다. 도대체 왜 그때는 수치스럽지 않을 수 있었는지 곰곰히 생각해봤다.

결론은 간단했다. 그 때는 일대일 승부를 여러 차례 진행했기 때문이었다. 일대일 승부를 한 번만 하면 상대의 실력을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실력을 알 수 없는 누군가에게 졌다는 생각이 들지만, 여러 차례 승부를 하면 상대가 나보다 잘하는지 못하는지가 명확해진다. 때문에 승부에서 패배한다고 해도 패배할 승부를 패배한 것이니 수치스럽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었다. 또 승리를 하는 경우에, 패배한 상대도 마찬가지의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었다.

결국 한 번의 패배로 인한 수치스러움으로 바로 승부를 포기한 것이 문제였던 것이다. 또한 한 번의 승리로 인한 상대의 상처를 걱정하느라 승부를 더 진행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던 것이다. 그저 승부를 계속 반복해서 한 사람이 완전히 패배할 때까지, 즉 완전히 수치스럽지 않을 때까지 진행하면 되는 것이었다.

계속 했으면 없었을 두려움이 멈춤으로 생겼던 것 같다. 누군가는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내용을 나는 너무 늦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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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11월 14, 2020 Filed under: ETC; Tagged a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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