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2일…
몹시도 특이한 하루였다.
일요일답게 일도 별로 없고 해서 봄 날의 피곤함을 잊고자
댕과 함께 서둘러 오후 5시에 퇴근을 했다.
우리네 친구들은 보통 3명 이상 있을 경우에
밥이나 술을 함께 하는 것이 습관인데
오늘은 특이하게 댕이 같이 저녁이나 먹자고 권한다.
댕의 집 근처에서 저녁 식사를 위해 두리번 두리번 하고 있는데
갑자기 댕이 나를 툭툭 치더니 지나가는 어떤 여자를 가리킨다.
그녀가 지난 주에 나에게 얘기했던
우리와 같은 헬스장에 다니는 자신의 이상형이라고 한다.
그리고는 쫒아가서 전화번호를 받아오겠다고 한다. ^_^;
평소에는 이런 기가 막힌 일을 잘 안하는 친구인데 특이한 일이었다.
내 일은 아니지만 최근의 진지한 모드와는
사뭇 다른, 너무 재미있고 신나는 일이라 설레였다.
댕의 심리적 안정효과를 위해 살짝 등을 밀며 어서! 가보라고 했다.
그리고 댕은 그녀를 향해 천천히 500m 가량을 쫒아간다.
재미있었다. 천천히 뒤를 따라갔다.
곧 웃음이 가득한 얼굴로 그녀의 전화번호와 이름을 가져온다.
그리고 댕은 나와 식사를 서둘러 마친 후
그녀와 단 둘이 그 날 바로 다시 만났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고 전해진다.
이례적으로 오후 5시에 퇴근한 것을 생각했을 때.
친구 3명 이상이 모이지 않았는데 함께 저녁 식사를 한 것을 생각했을 때.
댕이 여자친구가 없었던 시간의 양을 생각했을 때.
댕의 성격이 과감하지 않음을 생각했을 때.
그리고 결론적으로 그녀가 하필이면 그 시간에 그 곳을 지나간 것을 생각했을 때.
운명인지… 혹은 우연의 우연이 겹쳐서 그런건지…
아니면 댕의 간절히 원하여 당기는 힘(시크릿에 나오는)에 의한 작용인지 모르겠지만
댕에게는 참 아름다운 봄날이었던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어느덧 우리 나이는 32살이 되고, 이제 곧 결혼을 해야만 하는 나이가 되어
잠시 잊고, 놓고 있었던 느낌이라 또 다른… 어떤 배움의 느낌이 조금 있었다.
아! 그랬었지… 그런 느낌…
간만에 웃음과 젊음이 느껴지는 즐거움을 주어 감사하며
오늘 만난 댕의 그녀가 부디 댕의 운명의 그녀이기를 바라며 마친다.
Good night~
내용추가) 2013년 5월 15일 ^^
어제(2013년 5월 14일) 밤에 자고 있는 나에게 댕은 문자를 보냈다.
“사김” “사김” “사귀기로 해써” 라고 3번…. ㄷㄷ
우리 이제 나이도 있으니 표준어를 사용하라고 얘기해줘야겠다.ㅋ
12일날 갑자기 만난 두 사람이 14일날 사귀기로 했단다.
그녀는 댕의 운명의 그녀가 맞았나 보다. ^^
인생은 한번 살아볼만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순간에 많은 것들이 바뀌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역시 단지 운은 아닐 것이다.
축하한다.
W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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