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컴퓨터를 좋아했기 때문에 버젼관리에는 늘 관심이 많았다.
예를 들어 윈도우의 버젼은 일반적인 버젼명인 3.1 에서 시작하여
90년대에 탄생한 윈도우들은 95, 98 으로 년도를 붙이고,
그 이후에는 알파벳으로 ME, XP, 그 다음에는 Vista,
그리고 다시 윈도우 7 으로 숫자 한 자리로 변경,
그리고 또 다시 윈도우 8,
다시 윈도우 8 을 사람들이 싫어하니, 업데이트 하여 예전처럼 소수점을 쓴 8.1,
그리고 이번 버젼은 윈도우 10 이다.
※ 그 사이에 서버 버젼은 또 따로 많이 변했다.
이제 소프트웨어의 버젼명은 사실상 마케팅을 위한 버젼명이고,
자세히 살펴보면 참 재미있는 경우가 많다.
안드로이드 버젼명도 재미있고, 애플 MAC OS X 의 버젼명도 재미있다.
서론이 좀 길었는데 경제학을 공부하던 도중에 우연치 않게
아나톨 칼레츠키의 “자본주의 4.0” 를 알게 되었고,
위와 같은 이유로 자본주의에 버젼을 붙인 것이 재미있다고 생각,
“웹 2.0” 이라는 단어 이후로 X.0 이라고 뒤에 붙이는 것이 트렌디하게 느껴져서
한번 읽어보게 되었다. 이래서 책 이름도 잘 지어야 하는가 보다.
과거의 경제/경제학의 패러다임을 버젼으로 분류하여
경제/경제학의 패러다임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였고,
미래의 패러다임이 될 자본주의 4.0에 대한 저자의 예상과 주장을 담고 있다.
책의 목차는 아래와 같다.
자본주의 1 : 애덤 스미스, 해밀턴 ~ 레닌, 후버, 히틀러 (1776 ~ 1920년대 대공황)
자본주의 2 : 루스벨트, 케인스 ~ 닉슨, 카터 (1930년대 뉴딜 ~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자본주의 3 : 대처, 레이건, 프리드먼 ~ 부시, 폴슨, 그린스펀 (1970년대 ~ 2007/2009 금융위기)
자본주의 4 : 금융위기 그 이후 – ?
자본주의를 진화하는 시스템으로 받아들이고, 지금까지 자본주의가 1, 2, 3으로 진화해왔고,
이제는 (저자가 주장하는) 자본주의 4.0 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내용을 기반으로
과거와 미래의 경제/경제사를 저자의 주관을 섞은 사실을 바탕으로 내용을 전개한다.
그리고 자본주의 3 의 마지막이 되는 미국의 2007 ~ 2009 금융위기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다.
※ 내용은 미국 중심이고, 저자가 (신)고전학파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내용과 경제학의 역사에 대한 내용이 담긴
3부 ‘시장근본주의의 자멸’ 부분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으며, (특히 3부 11장)
5부 ‘자본주의 4.0과 미래’ 는 지루해서 빠르게 속독을 하고 책을 내려놓았다.
자본주의 4.0 은 과연 어떤 자본주의가 될 것인지
또 그 자본주의를 이끄는 경제학은 어떤 경제학이 될 지가 몹시 궁금하다.
제발 아름답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