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위기는 2018년 9월에 시작됐다. 정확히 5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그때의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이 사업은 경제에 좌지우지되는 상황이 되었는데, 현재 경제가 좋지 않으니 회사 상황도 좋지 않다. 그리고 이 경제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되지 않으니, 회사의 미래가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경제 상황과는 다르게 회사를 이끌고 갈 다른 수가 없어 보인다.
고민이 가득하다. 경제가 좋아지면 회복될 수 있는 것인가? 혹시 내 능력으로 벗어날 수 있는 위기인가? 사업을 좀 더 길게 끌고 가기 위해 노력해야 하나 아니면 빠르게 접고 다른 것을 준비해야 하나? 다른 일을 한다면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또한 집에 대한 고민도 많다. 사업을 접는다면 집도 이사를 해야 하나 아니면 이 집에서 버텨야 하나? 이사를 한다면 집을 팔고 가야 하나 아니면 전세를 주고 가야 하나? 이사는 간다면 어디로 가야 하나?
이 사업을 13년이 넘게 했다. 돈을 많이 벌고 적게 벌고를 떠나서 마음이 편했던 것은 3년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다. 희한하게 그 3년 동안은 대학원을 다녔으니, 결국 완전하게 편했던 적은 없었다. “언제 망할지 몰라” 라는 말을 13년 내내 해왔다. 누군가는 겸손하다고 했지만, 늘 진심이었다. 별로 겸손하고 싶지 않다.
20살 이후의 선택들과 행동들은 지금 생각해도 대체로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아니, 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내 나름에는 대단하다고 생각되는 선택들과 행동들이 많았다. 그러니 고등학교 때 공부 열심히 안 한 것이 계속 후회되는 것이다. SKY나 외국 명문대 나와서 좋은 직업 갖고 편하게 살면 되는 것을… 왜 어렸을 때는 몰랐을까? 어렸을 때는 세상이 살기 힘든 것을 떠나서, 이렇게 두려운 것인지 미처 몰랐다.
젠장, 두려워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신이시여, 도우소서.
20년 전인 2003년 9월에는 군대에 갔었다. 나는 우울증을 가진 채로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2003년 9월에 제정신이 아니었다. 하지만 훈련받으며 상황이 점점 좋아졌다. 2003년 11월에 자대 배치를 받고 또 신병 훈련을 받으며 고생을 많이 했지만 정신 상태는 더욱더 좋아졌다. 고생은 많이 했지만 2003년 12월이 되었을 때는 나름의 정상화에 성공했다. 이후 2004년부터의 군 생활은 괜찮은 편이었다. 2005년에 전역을 했고, 2007년까지 아주 즐겁게 잘 지냈다. 그리도 다시 2008년부터 인생이 다시 힘들어졌다. 그렇게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사실상 암흑의 시대를 보냈다.
10년 전인 2013년 9월에는 사업이 바닥을 가고 있었다. 당시의 장부를 보면 도대체 어떻게 사업을 이어갈 수 있었는지 의문인 정도이다. 하지만 2013년 12월에 법인 전환에 성공하고, 2014년 2월에 결혼했다. 그리고 2018년 초까지 쭈욱 승승장구했다. 그리고 2018년 9월부터 내리막길이 다시 시작됐다. 그리고 2018년부터 2023년까지 기복은 심했지만, 사업상으로는 사실상 암흑의 시대를 보냈다.
그냥 인생이 운이고, 10년 주기로 운이 바뀐다면, 나는 2024년 1월에 웃고 있을 것이다. 과연 그럴까? 궁금하네.
상황이 좋지 않으니, 머리가 이런 식으로 굴러가나 보다. 뭔가 참 희망적이네. 이 철없는 미신과 함께, 이번 주말만은 행복하게 보내야겠다.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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