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의 기억들 – 2018년 10월
2018년 10월 24일에 작성된 포스트입니다.

순수했으나 바보 같았고,
열정적이었으나 쉽게 분노했다.

빨랐지만 성급했고,
신중했지만 비관적이었으며,
창의적이었지만 이상했다.

재능은 있었지만 게을렀고,
예의는 있었지만 예민했다.

생각은 깊었지만 행동은 짧았고,
의리는 있었지만 관계가 좁았다.

착했지만 악했었고,
따뜻했지만 차가웠고,
겸손했지만 자만했다.

오랜 시간이 지난 일들이 이상하게도 자주 생각난다. 잠깐이라도 한가할 때면 예전의 일들이 많이 떠오르는데 보통 좋지 않은 기억들이다. 내가 잘못을 했거나 부끄러운 일을 했던 기억들이다.

대략 20대 초반부터 30대 초반 정도의 10년이 조금 넘는 시간의 일들이 떠오른다. 왜 자꾸 생각이 나는 것일까? 그때와 지금은 전혀 다른 세상이며 시간도 많이 지났는데 말이다. 더 웃긴 것은 다른 사람이 나에게 잘못을 했거나 부끄러운 일을 한 기억들은 억지로 생각하지 않으면 떠오르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생각나는 안 좋은 기억들은 내가 나쁜 놈이거나 이상한 놈인 경우이다. 신기한 일이다.

안 좋은 기억들이 떠오르면 나는 나 자신이 그런 류의 사람이 아니라고 강하게 저항한다.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니고 상대들의 잘못이었다고 합리화한다. 그리고 이제는 만난지도 너무 오래되어 사실 더이상 안다고 볼 수 없는 사람들을 미워한다.

그리고 다시 성공을 갈망한다. 그때의 내가 아니고 싶은 것이다. 심지어 가끔은 유명해지고 싶어 한다. 그들이 변화한 내 모습을 보고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말이다. 참 우스운 생각이다. 내가 다른 사람이 나에게 잘못을 했거나 부끄러운 일을 한 기억이 잘 안 떠오르듯이 그들에게도 생각조차 안 나는 일들일 텐데 말이다.

나는 가끔 이렇게 혼자 미칠 때가 있다. 그리고 이런 문제는 지금도 나의 자유를 상당히 제한하고 있다.

이제 정리하자. 이렇게 떠오르는 일들은 대부분 내가 잘못한 것이다. 반성하자.

현실적으로 앞으로 볼 수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만날 수는 없겠지만 내가 잘못한 일들이 맞으며 진심으로 반성한다. 또한 정말 미안하다.

일종의 고해성사를 한번 해보았다. 간헐적으로 떠오르는 이런 기억들이 너무 날카롭다. 이렇게 글이라도 쓰면 없어질까? 웃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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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10월 24, 2018 · Filed under: My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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